헤어짐과 안식, 그 너머 기다림

 

펫오케스트라 안채현 부사장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펫오케스트라 안채현 부사장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국내 인구 4명 중 1명↑ 반려동물과 생활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 친환경 치유공간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아끼던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병이나 사고로 죽으면 장례식을 치를 공간과 장소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요. 시름시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펫오케스트라(화성시 비봉면 양노남길 108)의 젊은 부사장 안채현(28ㆍ여)씨는 반려동물 장례율이 20% 남짓, 매우 낮은 수치를 지적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마지막 순간 아름다운 이별 추억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소중한 반려동물이 더 이상 아무런 걱정도, 고통도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놀기 바라며 헤어짐과 안식, 그 너머의 기다림을 위한 마음으로 부친의 도움을 받아 일명 ‘펫’ 업계에 발을 내디딘 안 부사장은 젊은이다운 생각의 발상으로 펫오케스트라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산토이(SUNTOY)의 반려동물 전용 친환경 화장로를 사용하여 유골의 유실이 없고 철저한 개별 화장을 원칙으로 모든 과정을 참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햇살이 비추는 메모리얼 홀, 카페를 닮은 휴식공간, 펫로스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호 이름에 걸맞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늘 흘러나와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유럽풍 정원 속 하우스 카페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안 부사장은 “펫오케스트라 외부를 브라운 톤의 벽돌 파사드로 구성하여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주었다”며 “건물 뒤쪽으로는 우거진 푸른 숲이 둘러싸여 있어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이 다소 치유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브라운 톤의 벽돌 파사드로 구성된 펫오케스트라 전경.
브라운 톤의 벽돌 파사드로 구성된 펫오케스트라 전경.

반려동물도 가족구성원의 하나라는 인식이 크게 변하며 동물 장례식장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넘어 이젠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펫 선도 국가들처럼 반려동물 장례식에 대한 의식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전국 50여개소의 반려동물 장례식장 중 경기지역에 무려 80%가 소재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화성시 비봉면에 자리한 펫오케스트라는 단독 1~3층 300평 규모의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2019년 11월1일 문을 연 이후 1년 반 동안 반려인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며 반려견과 반려묘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

수년 때로는 15년 이상을 같이 생활하다 반려동물과 갑작스럽게 혹은 나이 들고 아픈 시간을 보내다 헤어질 때는 반려인도 그 순간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럴 때 반려동물의 생전 기억과 마음의 치유, 그에 앞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는 경우 펫오케스트라가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펫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특징은 24시간 상담(1588-1289)과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전문장례지도사가 반려동물의 마지막 식순까지 안내하며 품위 있는 장례를, 이에 더해 예술적인 분위기까지 가미된 깨끗한 내부 시설로 살아있을 때의 생생함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준다. 

이곳 방문자들은 우선 1층 넓고 모던한 휴식공간을 이용하며 마음의 안정을 추스를 수 있다. 피아노, 비올라, 색소폰도 구비하고 있어 음악적인 색채까지 갖추었는데, 펫오케스트라 측은 ‘너와 나의 쉼표’라는 이색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연2회 추모연주회를 열어 멤버십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햇살이 비치는 2층 봉안당.
햇살이 비치는 2층 봉안당.

2층 봉안당은 넉넉한 개인 공간과 창문을 통해 비추어지는 안락함에 반려인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 자작나무 하우스 유골함과 핸드메이드 천사옷, 우드버닝 초상화 등을 보관하기에 제격인 것은 물론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하듯 이곳이 반려인과 반려동물만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모든 예식은 3층 단독 추모실에서 진행된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생전 영상을 화면을 통해 볼 수도 있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처음 만났던 날을 잊지 못하듯 마지막이라는, 내 곁을 떠난다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생전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파노라마 그려볼 수 있다. 

반려동물 전용 화장로에서는 보통 오케스트라 패키지(염습+단독 추모실+생화 꽃장식+기능성 황토 유골함+조각보 유골함 싸개)를 이용한다고 펫오케스트라 측은 밝히고 있다. 화장시간은 보통 1시간 정도 이어진다. 

이처럼 펫오케스트라의 내부 시설과 구석구석 흠 잡을 데가 없는 깔끔한 서비스는 반려인들의 발길을 다시 이곳으로 되돌리기에 충분하다. 반려인들 중 또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펫오케스트라 측은 펫로스증후군을 떨쳐버릴 전문가 심리상담, 펫로스 커뮤니티를 통한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며 상호간 위로를 건네는 시간뿐 아니라 펫로스 치유 프로그램으로 반려동물 아트 클래스 등을 통해 반려인들을 배려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3층 단독 추모실.
3층 단독 추모실.

특히 이곳의 귀염둥이 ‘콩순이’는 반려인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유기견인 퍼그(현재 3~4살 추정)가 지난해 5월15일 펫오케스트라 정문에 버려져 있어 안채현 부사장이 거두었는데, 이곳 방문자마다 애교를 부리며 친한 척을 해서 ‘뻔순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방문자들은 ‘콩순이’와 어울려 방문 시부터 화장시간까지 보통 2~3시간 걸리는 동안 잠시 슬픔을 떨쳐버리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위안이 된다며 회자되고 있다.

펫오케스트라의 자랑은 또 하나가 있다. 키오스키 장례용품 무인자판기 도입으로 반려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상담 없이 직접 용품을 고를 수도 있도록 한 점이다. 오직 고객들이 필요한 곳에 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장례식장 이용을 꺼려하게 하는 소지를 없앤 것이다.

안 부사장은 “우리 펫오케스트라를 찾는 반려견과 반려묘 비율은 50:50이라고 보시면 된다”며 “아직 반려동물 화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빠르게 개선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경기남부의 중심에 위치한 펫오케스트라만의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도전 정신을 이어 가겠다”며 “여성으로서의 섬세함을 가미시켜 펫코노미 시장을 선도하는 주역이 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전용 화장로.
전용 화장로.

 

 

저작권자 © TV경기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